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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직 예수” 대신 “예수 오져!”···밀레니얼 품는 기독교
밀실은 ‘중앙일보 밀레니얼 실험실’의 줄임말로 중앙일보의 20대 기자들이 밀도있는 밀착 취재를 하는 공간입니다.
<제20화> 젊어진 종교 - 개신교 편
신조어로 찬양하는 CCM 가수·목사
‘친근해서 좋아’ vs ‘말 장난이냐’
“표현보단 마음가짐이 더 중요”
신조어로 찬양하는 CCM 가수·목사
‘친근해서 좋아’ vs ‘말 장난이냐’
“표현보단 마음가짐이 더 중요”
"예수~내 최애~소중한 내 고정픽~"
교회·절·성당을 생각하면 엄숙하고 경건한 분위기를 떠올리는 분들이 많을 듯합니다. 이 때문일까요. 각종 통계를 보면 종교·신앙과 거리를 두는 이들이 늘고 있습니다.
젊은 세대일수록 이런 경향이 심하죠. 2017년 한국기독교목회자협의회의 자료를 보면 국민 절반(46.6%) 정도가 종교를 가지고 있는데, 20대는 셋 중 한 명에 못 미쳤습니다(30.7%).
이런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유행어로 찬양하는 목사님과 CCM 가수도 있습니다. 밀실팀이 이들을 직접 만났습니다. (※다음 주 밀실 21화는 유튜브로 대중과 소통하는 스님과의 인터뷰입니다)
‘경배하리’ 대신 ‘예수님 오져!’
“예수님은 '유동픽' 아닌 '고정픽'이죠.”
박씨는 "예배 찬양 시간에 고개를 푹 숙이고 있는 애들이 너무 많아 안타까웠다"고 밝히더군요. "교회에서 흔히 쓰는 ‘경배하리’‘형제님''자매님’ 같은 단어는 현대엔 '죽은 언어'나 다름없는데, 아이들이 종교에 다가가는 장벽이 되는 것 같아 일상 속 언어로 가사를 쓰게 됐다"는 설명입니다.
CPR은 지난 2017년 '오진 예수'란 곡으로 데뷔했답니다. '오진 예수'가 '오직 예수'의 오타냐고요? 아닙니다. 10대들이 흔히 쓰는 '오지다'라는 말을 찬송에 접목한 겁니다. '예수는 오지신 분 오지고요 예수는 진리고요'라는 가사를 담고 있는데요. 당시 깜짝 인기를 끌기도 했죠. 이후 '예수 내 최애', '헐 개이득', '이거 실화냐' 등의 곡도 계속 만들었죠.
이게 무슨 뜻이야?
※뚝배기 : 머리를 뜻하는 유행어. '뚝배기 깨겠다'고 협박한 한 음식배달원의 문자에서 유래
※최애, 차애 : 최애는 아이돌 그룹에서 가장 좋아하는 멤버, 차애는 두번째로 좋아하는 멤버
※고정픽 : 오디션프로그램 '프로듀스 101'에서 자신이 매주 고정적으로 투표를 하는 연습생
※유동픽 : 오디션프로그램 '프로듀스 101'에서 자신이 매주 고정적으로 투표하지 않고 때에 따라 투표하는 연습생
※오지다 : '마음이 흡족하다', '허술한 데가 없이 야무지고 알차다'라는 의미
※최애, 차애 : 최애는 아이돌 그룹에서 가장 좋아하는 멤버, 차애는 두번째로 좋아하는 멤버
※고정픽 : 오디션프로그램 '프로듀스 101'에서 자신이 매주 고정적으로 투표를 하는 연습생
※유동픽 : 오디션프로그램 '프로듀스 101'에서 자신이 매주 고정적으로 투표하지 않고 때에 따라 투표하는 연습생
※오지다 : '마음이 흡족하다', '허술한 데가 없이 야무지고 알차다'라는 의미
"내가 믿는 신도 이 신, 저 신 바꾸는 게 아니니까 예수님은 유동픽이 아닌 고정픽이라는 생각을 했다"며 ‘예수 내 최애’의 비하인드 스토리를 밝히기도 했습니다.
"부처님도 따라부르며 흥얼거릴 듯"
CPR만이 아닙니다. 지난해 7월 음악별천지는 '치킨보다 주님'이라는 곡을 발매했습니다. ‘야식 먹어도 살 안 찌게 해주세요. 주님, 치킨보다 주님, 야식보다 주님’이란 가사를 담고 있죠.
이 곡을 발매한 박종현 목사(함께심는교회, 전도사닷컴 편집장)는 “기존 기독교의 소통방식이 오히려 비종교인에겐 폭력적일 수 있다. 같은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과 일상 속 언어로 소통하고 싶었다”고 말하더군요. 박 목사는 “현재 전도사닷컴 페이스북 팔로워는 약 15만 명인데, 앞으론 유튜브 활동도 열심히 해 소외된 사람에게 눈길을 주는 기독교의 본래 역할을 하고 싶다”고도 했습니다.
“틀린 게 아니라 다를 뿐”
실제 개신교 신자 장경옥(56)씨는 "말장난처럼 들린다. 종교를 가볍게 여기는 것처럼 보인다"고 했는데요. 박씨도 “기독교 신앙이 없는 분들의 반응은 좋았는데 예상과 달리 목사님, 전도사님이 가장 많이 항의 메일을 보냈더라”고 털어놨습니다.
그렇다고 CPR의 생각이 바뀐 건 아닙니다. "한국 교회에 드럼이 처음 들어올 때도 '악마의 악기'라는 말을 들어 심한 반발이 있었다. 지금 우리가 하는 일도 (그들 생각처럼) 틀린 게 아니라 (그들이 하던 활동과) 다른 일일 뿐”이라고 했습니다.
물론 긍정적인 평가도 나옵니다. 전석재 서울기독대 기독교신학과 교수는 "표현 자체보다는 찬양을 부르는 태도와 마음가짐이 더 중요하다"며 "고정관념에 얽매이면 안 된다. 이런 시도는 젊은 세대가 교회에 적응하는 데 도움을 줄 것"이라고 말하더군요.
다음 신곡은 '사탄의 뚝배기 깨시는 주'
이씨는 “탈북자를 위해 북한말로 된 찬양도 만들겠다”는 계획도 밝혔습니다. CPR은 “교회에 관련된 부정적인 소식으로 종교를 외면하거나 상처받은 청년, 청소년이 많다는 걸 안다. 교회를 여러분들이 와도 괜찮은 공간으로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말을 남겼습니다.
김지아·최연수·남궁민 기자 kim.jia@joongang.co.kr
▶30일 게재될 밀실 21화는 ‘젊어진 불교’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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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중앙일보] “오직 예수” 대신 “예수 오져!”···밀레니얼 품는 기독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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