핫 이슈다. 그런데 제목은 다소 담담한 조언처럼 느껴진다. 한국 선교계의 일원으로서, 또 젊은이들을 섬기며 돕는 입장에서 늘 익숙하게 도전하는 내용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도전이 명제에 머물지 않고 삶에 녹아있는 것이라면 그것은 결코 담담한 것도 익숙한 것도 아니다. 진정 영향력 있는 도전이며 이슈가 될 만하다. 바로 이 책이 그런 영향력을 내재하고 있다.
랄프 코벨은 예수님 이후 기독교 선교 역사를 정리하면서 이렇게 기록했다. "그리스도가 세상에 나신 후 5세기 동안 복음은 당대 최고의 제국이었던 로마 전역에 전파되었다. 그리고 기독교는 391년 로마제국의 국교가 되었다. 그리고 서쪽으론 아일랜드, 동으로는 인도, 남으로는 에티오피아, 북쪽으론 아르메니아까지 전파되었다. 하나님은 통치자, 선교사, 선생, 성경 번역자 등을 통해 이 일을 이루셨다. 그러나 선교 역사가 라토렛은 '이보다 더 중요한 사역은 세상적 삶을 영위하면서 기독교가 전파되었던 지역을 오가며 신앙을 고백했던 사람들이 했다(Journey to the Nations)'고 지적한다."
| | |
▲ <위대함을 선택하라> / 백바울 지음 / 샘솟는기쁨 펴냄 / 244면 / 1만 4500원 |
위대함은 평범함이다
이 책을 읽는 내내 랄프 코벨의 역사 기술 속에서 라토렛 박사가 명료하게 정리한 무명의 복음 용사들이 생각났다. 위대함이란, 뭔가를 멋지게 이뤄 낸 결과가 아니라 가장 본질에 충실한 것이라 할 수 있다. 그런 면에서 본서의 저자는 그리스도인으로서 본질에 입각한 삶을 살아가는 것이 바로 위대함이며, 그러한 삶을 초대하신 하나님의 부르심에 투명하게 반응하는 것이 위대함이라 말하고 있다.
춘원 이광수가 금강산 일만 이천 봉 중 가장 높은 비로봉에 올라 "위대는 평범이외다"라고 외쳤다. 가장 명확하고, 단순하고 한결같은 것, 그것이 바로 평범이며 가장 위대한 것이다. 하나님의 백성들이 하나님의 창조 목적을 따라 가장 명확한 입장을 갖는 것과 우리가 단순하고 한결같은 삶에서 영향력을 끼치게 된다면 그것은 변혁이라는 위대한 결과를 이끌어 낸다. 선교냐 아니냐의 문제가 아니라 바로 그 본질에 대한 도전이 곳곳에 녹아 있다. 저자는 그 평범함 속에서 명확하고 단순하고 한결같은 삶으로의 고민과 결단을 책에 담았다. 그리고 외친다. "위대함을 선택하라."
선교란 무엇인가
저자인 백바울 선생은 타 문화권 비즈니스맨이다. 그는 선교계에서 중요한 화두로 언급되고 있는 비즈니스와 관련된 선교를 이 책에서 강조한다. '비즈니스 애즈 미션(BaM)'이다. 사실 이것은 새로운 전략이 아니다. 라토렛 박사가 이야기했던 "자신의 삶을 영위하며 고백한 신앙으로 세상에 영향을 미쳤던 보통 사람들의 이야기"다. 그런 면에서 이 전략이 새로 각광을 받는 현실은 지난 수백 년의 역사 속에서 그리스도인으로서의 삶의 통전성이 희석되어 버린 문제를 이야기하는 것이 아닐까 싶다. 이 책은 그 삶을 회복하라고 외치는 스피커다.
같은 맥락에서 신앙과 삶의 통전성이 BaM의 핵심이라는 점을 강조한다. 저자는 세상에 속하지 않으나 세상에 보내심을 받은 그리스도인의 사명과 책무와 삶을 정확히 짚어 내고 있다. 그리고 어떤 상황에서도 그러한 삶의 방향으로 나아가는 선택과 변화를 즐기고 있음을 보여 준다. 자신이 경험한 풍요의 삶으로 다른 이들을 초대하고 있다. 무례하지 않게, 진정성 있는 통찰력으로! 책에는 석 선생과의 만남, 뒤돌아도 앞을 봐도 만날 수밖에 없는 무슬림 사회 안에서 일어난 소소한 이야기들이 있다. 책을 읽으면서 무릎을 쳤다. "멋진 그리스도인이구나!"
비즈니스 애즈 미션(BaM)
구체적인 선교의 모델을 제시하고 있다. 타 문화권에서 선교적 가치와 기회들을 창업을 통해 이뤄 낸다. 한국 선교계가 봉착한 문제를 객관적이고 분석적으로 잘 정리해 놓았다. 물론 선교를 객관적이고 분석적으로만 해서는 답이 나오지 않는다. 하지만, 망대를 세우는 일에 지혜를 사용할 필요는 있다. 그리고 그런 분석이 믿음 없는 것으로 치부되어서는 안 된다.
한국 선교계가 충분히 염두에 두고 대비해야 할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그리고 문제 제기 차원에서 멈추는 것이 아니라 적정한 해결 방안으로서 창업을 통한 기회와 가치, 구현 방법, 유의 사항을 제시하며 본인의 경험을 최대한 객관화하려고 노력하였다. 뱀처럼 지혜롭게 세상의 흐름을 보고 대응하되, 비둘기처럼 순결하게 감당해야 함을 강조한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항상 사람에게 최우선의 가치를 두고 있음을 강조하고 있다. 선교는 프로젝트가 아니라 사람이기 때문이다.
타 문화권 선교의 사례와 원리를 잘 정리한 책이다. 그래서 나는 선교 관심자들, 헌신자들에게 꼭 읽어 보기를 권하고 있다. 책의 뒷부분에서 저자는 자신의 학업, 경험, 환경 안에서 보게 된 선교를 잘 정리해 놓았다. 선교의 모든 것을 다루고 있지는 않지만 충분히 공감할 수 있는 내용들로 구성했다.
선교를 다루며 독자들의 눈높이와 공감을 최대한 배려한 전략적인 접근을 했다. 자신의 삶을 돌아보고 처한 환경과 경험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 나간다. 그리고 진행형으로 마친다. 이 한 권이면 끝난다는 느낌이 없다. 그렇지만, 매 장마다 세상을 향한 하나님의 마음을 잘 정리하고 있다. 하나님의 눈을 바라보고, 하나님의 마음으로 세상을 품고 섬겨야 할 방향을 분명하게 제시하고 있다. 다른 사람의 이야기가 아닌 자신의 이야기를 통해 기술되어 재미도 있고 설득력도 있다.
선교, 당신도 할 수 있고 해야 한다
그리스도인의 삶의 원리와 태도, 어려움에 대처하는 법을 잘 다루고 있다. 매일 하나님과의 동행은 그리스도인들의 염원이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에 대한 결핍 혹은 불안감을 느끼고 있다. 동행한다는 것을 단순히 매일 기도하고 성경을 보는 것으로만 이야기할 순 없다. 내가 처한 상황에 관계없이 하나님의 뜻을 이해하고, 그것을 내 삶에서 풀어 나가야 한다. 이것은 생각보다 녹록하지 않다. 그렇기 때문에 많은 그리스도인에게 있어 선교와 삶이 이원화되어 버렸다.
대부분의 그리스도인은 선교는 헌신된 특별한 사람들의 일이라는 인식이 있다. 이 책을 읽으면 선교를 자신의 삶의 자리에서 일으켜야 하는 것이고, 충분히 가능한 것이란 생각을 하게 된다. 복음을 들어야 할 사람이 있는 곳이 선교지고, 그것은 어떤 형태로든 연관된 소통의 수단을 통해 그들에게 가야 한다고 말한다. 저자는 자신의 삶의 현장에 임하시는 하나님을 증거하고 있다. 삶의 현장에서 복음이 어떻게 흘러가는가를 보여 주고 있다. 선교는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이고 해야 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누구나 읽기 쉬운 책이다. 사람 사는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삶의 가치와 행동을 올곧은 방향을 향해 나아가려는 행동과 가치 구현을 위한 치열함이 녹아 있다. 그래서 읽기에만 쉬울 수 있다. 이렇게 살아 내기가 쉬운 건 아니니까. 그렇지만 이렇게 살기 위한 선택과 결단이 곧 '위대한' 것이다.
더 중요한 것은 삶의 방향성, 지금 위대함을 선택하라
선교는 특정인의 특정한 삶인가? 그렇다. 그런데, 그것은 어떤 능력으로 제한되었다가 주님을 만난 이들의 가장 자연스러운 반응으로 나타나는 것이기 때문에 특정한 삶이라 할 수 있다. 하나님의 자녀로 하나님의 영광을 위해 살아야 한다는 그리스도인으로서의 자각이 있는가? 그렇다면 자신의 삶의 영역에서 아주 자연스럽게 그러나 치밀하고 전략적으로 선교적 사명을 이해하고 동참해야 한다. 이것이 이 책을 읽은 후 다시 공감하고 한 줄로 정리하고 싶은 내용이다. 어떤 선교적 전략이나 형태보다 더 중요한 것은 삶의 방향성이고, 기꺼이 실천하려는 의지와 순종이다. 해외에서든 국내에서든!
위대함을 선택하라! 내가 그리스도인으로서 온전함을 회복하고, 그에 걸맞는 순종의 삶을 영위해 나간다면 나는 이미 위대함을 선택한 것이다. 당신도 선택하지 않겠는가? 지금 바로!
이대행 / 선교한국 대회 상임위원장
|
|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