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0명이 만들어 가는 기적 ‘세이비어교회’

150명이 만들어 가는 기적 ‘세이비어교회’

기사승인 [1275호] 2014.1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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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안 교회, 그 모델을 만난다(1)

철저한 입교 과정과 고도의 훈련
숫자에서 오는 힘의 유혹 거부
이제 교회도 대안 교회를 찾아야 할 때가 된 것일까. 최근 들어 대안 교회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교육의 위기가 닥치면서 등장했던 것이 대안 학교. 대안 교회에 대한 관심이 폭발적이라는 것은 교회의 위기, 목회의 위기가 닥쳤다는 말과 같다, 교회를 보는 불안한 시선이 이를 증명한다. 하지만 ‘과연 대안이 될 수 있을까?’ 하는 우려도 상당하다. 형태의 변화를 넘어 구조와 운영, 예전의 변화까지 변화의 범위가 큰 데다, 교회에 대한 성도들의 의식 또한 함께 변화돼야 하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등장한 키워드가 ‘150’. 숫자 150과 관계된 교회들이 대안 교회들로 부각됐다. 세이비어교회와 153교회 등이 대표적. 과연 무슨 이유 때문에 그렇게 된 것일까.
# 철저한 ‘사회적 섬김’ 강조
‘세이비어교회(The Church of the Savior)’. 대안 교회가 현실화되면서 모델 교회로 자주 언급되는 교회로, 미국 워싱턴디시에 있다. 고든 코스비 목사가 1947년 설립한 이 교회는, 철저한 입교 과정과 고도의 훈련으로 유명하다. 그러나 교인 수는 불과 150여 명. 하지만 이 정도의 교인으로도 미국의 교계를 움직이는 혁신적인 교회로 평가 받고 있다. 

메가처치 개념에 익숙한 한국 교회의 정서로 접근하면 ‘고작 150여 명’에 불과한 세이비어교회. 그런데도 대안 교회의 표본으로 불리는 이유는 무엇일까. 유성준 목사(협성대학교 교수. 교목실장)는 “세이비어교회의 목회 철학을 한국 교회의 미래 목회의 대안 모델로 상고하는 것은 큰 도전”이라고 말하면서도, “교회의 미래 목회의 방향과 그 가능성에 대해 고민하는 교회의 리더들이 꼭 지향해야 할 교회”라고 말하기에 주저하지 않는다.

대안 교회 모델로 급부상한 세이비어교회의 목회철학은 철저한 ‘사회적 섬김’에 바탕을 둔다. △영적인 삶을 통해 예수님을 닮아가는 삶 추구 △예수 중심의 사회적 활동을 통해 지역사회를 섬김 △가난한 자, 버림받은 자, 소외된 자를 섬기는 일에 헌신 △용기와 희생적인 삶을 통해 세상을 변화시키는 일에 대한 헌신 등 네 가지.

이 목회철학을 바탕으로 세이비어교회는 ‘토기장이의 집’을 시작했다. 카페와 서점이 동시에 운영되는 형식으로, 지난 1960년 지역사회 사역의 일환으로 출발했다. 사역은 계속 확장됐다. “저임금 가족을 위한 주택 보급 사역을 실시하고, ‘그리스도의 집’, ‘사마리아인의 집’, ‘미리암의 집’ 등의 치유 사역을 통해 빈민지역의 주민들과 실업자, 노숙자, 마약 중독자, 알코올 중독자들을 치유하고 재활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고 유 목사는 설명한다.

67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이 사역을 이어가고 있는 세이비어교회는 7개 분야에서 45가지의 연관된 지역사회 사역을 진행한다. 소요되는 연간 예산은 1,500만 달러(한화 180억 원) 이상. 유 목사는 “바로 이런 것들이 작은 세이비어교회가 이 시대 다른 어떤 교회들보다 미래 목회에 실제적인 대안을 제시하고 있다”고 평가한다.
# ‘영성과 사역’의 균형 필요
150여 명의 교인으로 180억 원 이상의 예산을 사회적 섬김에 투자하는 세이비어교회의 역동성은 어디에서 오는 것일까. 세이비어교회는 1950년대 초부터 소명에 관해 분별하는 사역에 집중했다. 그 핵심은 ‘이것은 하나님의 부르심입니다. 나는 이것을 감당할 것입니다.’

유성준 목사는 “성도들 모두가 전적으로 영적인 삶을 살도록 부름을 받았는데, 기도와 예배, 사랑할 수 있는 마음을 넓히고 사랑하는데 방해가 되는 것을 다루며, 영성 일기를 작성하고 영성 수련회에 참석하는 등의 영적인 훈련을 거쳤을 때 비로소 이 세상에 진정으로 가치 있고 도전을 줄 수 있는 사역을 감당할 수 있게 된다”고 설명한다.

정식 교인이 되는 절차는 까다롭다 못해 중도 포기하고 싶기까지 하다. △하루에 한 시간씩 성경을 읽고 기도 △약 3년이 소요되는 그리스도인의 삶의 학교와 서번트 리더십 학교의 훈련과정 참여와 지속적인 연장 교육에 참여 △온전한 십일조 헌금 △소그룹 사역 공동체 모임에 한 주간에 한 번씩 참여 △교회와 연관된 45가지의 지역사회 사역에 은사별로 자원봉사자로 참여 △자신의 삶의 전 지경을 포함하는 영적 자서전을 써서 공동체에 발표 △매년 각 신앙 공동체 주관 관상 기도 영성 수련회 참석 △교인의 자격을 매년 갱신하는 것을 통해 자신의 삶을 개방해 동료 교인들과 함께 좀 더 깊은 공동 생활을 추구하는 데 동의해야 한다.

언뜻 보기에도 ‘이렇게까지 하면서 세이비어교회의 교인이 돼야 할까’라는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이 같은 교인 자격은 세이비어교회가 초기부터 지향해 온 가장 중요한 입교 과정의 원칙”이라고 유 목사는 말한다.
# 교회는 지역사회를 위해 헌신해야
고든 코스비 목사는 “세이비어교회는 숫자를 통해 오는 힘의 유혹을 의도적으로 거부한다”고 강하게 말한다. “많은 숫자는 필연적으로 비인격화와 제도주의로 향하고 헌신을 약화시킨다. 큰 규모는 실제로 효과를 반감시키며 반문화적이어서 깊이를 가지고 문화로의 중독을 거부하고 진정으로 복음의 증인이 되는 사람들의 공동체에 불리하게 작용한다”는 것이 그 이유다.

세이비어교회가 규모에 비해 방대한 사역을 감당하는 데도 불구하고 여전히 작은 공동체로 남아있기를 희망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한국 교회를 위한 당부 또한 사회적 섬김을 강조한다. “교회는 교회가 위치한 지역사회를 위해 헌신해야 하며, 지역의 교회들이 함께 연합해서 사역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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