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립 얀시 초청 컨퍼런스 ‘교회, 나의 사랑 나의 고민’
▲컨퍼런스에서 필립 얀시가 강연하고 있다. ⓒ이대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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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립 얀시 초청 컨퍼런스 ‘교회, 나의 사랑 나의 고민’이 1,3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9일 서울 아현성결교회(담임 조원근 목사)에서 개최됐다.
5년 만에 방한한 필립 얀시는 한국교회에 위로와 희망의 메시지를 전했다. 얀시는 “여러분이 기도하는 사람으로 남는다면, 한국교회에는 희망이 있을 것”이라며 “많은 연구기관이나 조사위원회에서 한국교회의 암울한 미래에 대해 이야기하지만, 다행스러운 것은 성령께서는 그 보고서를 열심히 읽지 않으신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얀시는 “기자로서 세계 어디를 가든 복음의 소식을 들고 전 세계를 누비는 한국 선교사를 만날 수 있었다”며 “저는 미국보다는 한국교회에 대한 기대와 소망이 더 크다”고 전했다. 그는 “한국교회야말로 한국에 뿌리내린 복음으로 인해 지난 몇 년간 열매를 조금씩 보고 있지 않는가”라며 “이 교회에 소망을 거는 이유는 기도하는 백성이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또 “항상 기도하라”며 “아시아 뿐 아니라 전 세계 열방에 빛이 되어 달라”고 축복했다.
필립 얀시는 “교회에 대해 걱정하고 말하는 일은 어렵지 않고, 지도자들이 미래에 대해 걱정하고 불안해하는 것도 이해가 된다”면서도 “그때 마르틴 루터의 ‘문제가 있다면 기도하고, 하나님께서 걱정하시게 하라’는 말을 기억하라. 물론, 아시다시피 하나님은 걱정하시는 분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얀시는 “저도 미국이나 한국의 교회에 대한 걱정이 있지만, 동시에 큰 희망이 있다”며 “성령님은 바람 같아서 눈으로 볼 수도 예상할 수도 없지만, 성령의 바람이 불면 어떠한 일이든 반드시 일어나게 되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그는 “우리 교회가 ‘무엇’에 관심을 갖기보다, ‘누구’에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하나님의 부흥의 역사가 전 세계 곳곳을 옮겨다니며 진행되는 현상과 관련해 “기자로서 전 세계를 다니면서 느꼈던 점은, 하나님께서 마치 여행 가방을 챙기고 이동하시는 듯했다는 것”이라며 “그때 내린 결론은 ‘하나님께서는 우리에게 강요하시는 분이 아니라, 조용히 짐을 싸서 자신을 필요로 하시는 곳으로 찾아가시는 분이시라는 것”이라고 했다.
▲필립 얀시가 강연을 전하고 있다. 왼쪽은 통역을 맡은 김주환 목사. ⓒ이대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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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한 부부의 친밀도에 비유하기도 했다. 얀시는 “어떤 지역을 가면 (하나님과의 관계가) 마치 신혼처럼 하나님 말씀에 그대로 순종하며 사는 모습을 보는데, 그런 믿음의 단계를 접하면 저도 도전을 받는다”며 “유럽은 이혼을 앞둔 부부처럼 한때 열심히 믿었지만 지금은 피곤하고 지쳐서 다른 곳에 관심이 가 있고, 제가 사는 미국은 25주년 은혼식을 맞는 부부처럼 여전히 혼인관계는 맺고 있지만 불꽃 튀는 열정이 사라진 것 같다”고 전했다.
이후 “한국교회를 향해 던지고 싶은 질문은 ‘하나님과의 관계에 있어 어느 단계에 와 있는가’ 하는 것”이라며 “제가 보기에 신혼은 끝난 것 같다”고 지적했다. 그는 “하나님께서 이 민족을 택하셔서 온 세계에 복음을 전하려 하신다고 저는 믿고 있다”며 “하지만 구약의 이스라엘 백성들의 모습을 좇고 있는 미국의 패턴을 따르지는 말라고 말하고 싶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선지서를 잘 읽어보면, 이스라엘의 암흑기는 경제적 빈곤기가 아닌, 모든 것이 풍요로울 때 찾아왔다”며 “미국과 유럽처럼 성공을 거두고 재정적으로 풍요로운 국가들은 더 이상 하나님을 필요로 하지 않기 시작했다. 하나님은 당신을 필요로 하시는 곳을 찾으시기 때문에, 절망적 위기는 이처럼 잘 될 때 찾아온다”고 했다. 그는 “한국교회도 이미 성령이 바람처럼 강하게 부는 것을 경험하지 않았는가”라며 “오늘날 완전히 폐쇄된 왕국인 평양에서 그 부흥이 시작됐고, 모든 것을 앗아간 6·25 전쟁 후 교회가 부흥하기 시작했다”고 덧붙였다.
한국교회 지도자들에게는 “성령의 바람이 어디로 부는지, 성령님께서 어디로 이동하시는지 주의 깊게 봐야 한다”며 “그리고 한국교회 안에 계신 여러분들은 너무 일을 많이 하시는데, 한국교회 지도자들게 단 하나의 메시지만 전할 수 있다면 ‘하나님 앞에서 시간을 좀 낭비하면서 사세요’라고 하고 싶다”고 했다. 그는 “하나님과의 시간은 결코 낭비되는 법이 없다”며 “우리는 1주일을 살아가면서 너무나 하는 일이 많아, 잠잠히 하나님 앞에 있는 시간을 놓칠 때가 많다”고 지적했다.
그는 “탈북민들을 통해 북한의 현실과 실상을 듣게 되면, 오늘날 한국이 얼마나 큰 복음의 혜택을 누리고 있는지 알게 될 것”이라며 “한 알의 밀이 땅에 떨어져 죽으면 큰 나무가 되고, 열매를 맺어 공중의 새들이 깃드는 복음의 능력은 개인, 사회와 공동체, 전 사회를 통틀어 변화시킬 수 있다. 그 일이 한국 땅에서도 일어나고 있음을 저는 목격했다”고 말했다.
필립 얀시는 “집회를 마치고 돌아가셔서, ‘세계에서 가장 덜 부패한 나라’, ‘세계에서 가장 여성을 평등하게 대우하는 나라’, ‘자유가 가장 많이 보장되는 나라’ 등의 상위 20개국을 살펴보시라”며 “이들 중 19개국은 기독교가 뿌리내린 국가들일 것”이라고 소개했다. 그는 “한국교회 성도 여러분들도 실망하지 말고 두려워하지 말라고 말씀드리고 싶다”며 “하나님께서 이 땅 가운데 일으키실 역사에 대해 두려워하지 말고, 믿음을 잃지 말라”고 격려했다.
▲강연하고 있는 필립 얀시. ⓒ이대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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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질’에 초점을 맞추라는 조언도 잊지 않았다. 얀시는 “돋보기를 쓰면서 깨달은 것은, 한가운데는 굉장히 또렷하게 보이지만 초점에서 벗어난 변두리는 흐리멍텅해진다는 사실”이라며 “예수 그리스도만이 우리 신앙의 돋보기에서 중심이 되셔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저도 명색이 기독교 작가이지만, 신앙의 변두리에서 많은 시간과 관심을 쏟고 있는 모습이 있었다”며 “‘하나님, 내가 고통당할 때 어디에 계십니까?’, ‘하나님, 당신께 실망했습니다’처럼 비본질적 질문들과 계속 씨름했지만, 돋보기의 초점을 예수 그리스도께 맞추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예를 들어 ‘기도’에 대해 “‘하나님께서 어차피 다 아시는데 뭐하러 기도하는가’ 또는 ‘응답받지 못하는 기도’에 대한 질문과 고민이 있을 수 있다”면서 “그러나 예수님께서는 누군가의 병을 고치고 필요를 채워주셨던 것만큼 기도하는 시간을 따로 가지셨고, 중요한 일을 앞두고는 밤새 기도하시기도 했다”고 답했다. 그는 “언제든 신문을 펴서 확인해 보라. 예수님께서 기도하셨듯 ‘뜻이 하늘에서 이뤄진 것처럼 땅에서도’ 이뤄지고 있는가? 여전히 아직 응답되지 않은 부분들은 있다”고도 했다.
고통과 관련한 ‘하나님의 뜻’이라는 용어에 대해서는 한 일화를 공개했다. 얀시는 콜로라도주에 거주하는데, 지난해 역사상 가장 큰 화재와 홍수가 있었다는 것. 그런데 한 라디오에서 어떤 목회자가 ‘홍수와 화재가 동성연애 입법과 같은 시기에 일어난 일이 우연일까?’라고 했다는 것.
이와 관련, “너무나 많은 질문들이 그 속에 있기 때문에, 요즘 ‘하나님의 뜻’이라는 단어를 쉽게 쓰지 않고 ‘하나님의 원하심’이라 이야기한다”며 “소경이나 앉은뱅이를 보면서 사람들은 ‘무슨 죄 때문이냐’고 물었지만, 예수님은 그럴 때마다 ‘그들의 죄가 너희보다 중하지 않다’고 답하셨다”고 했다. 또 “예수님의 얼굴은 불쌍하고 고통당하는 이들을 위해 눈물을 흘리신다. 이를 통해 하나님의 마음을 알 수 있다”며 “그러면서 그동안 가졌던 고통에 대한 ‘신학의 변두리’를 버리기 시작했고, 예수님께 모든 초점을 맞췄다”고 고백했다.
기독교의 ‘독특성’으로는 “모든 종교는 신(神)이 선(善)한 사람을 좋아하고 악(惡)한 사람을 배척한다고 말하지만, 기독교는 우리가 사랑받을 자격이 있기 때문이 아니라 이미 하나님께서 우리를 충분히 사랑하고 계시다고 말한다”며 “우리는 하나님의 사랑을 받기 위해 몇 단계를 올라가야 할 필요가 없다”고 했다. 그는 “보통은 신앙의 열정이 있을수록 ‘나는 이제 괜찮고 은혜가 덜 필요하다’고 생각하지만, 예수님은 사람을 ‘은혜가 필요한데 받는 사람’과 ‘은혜가 필요한데 거부하는 사람’ 둘로 구분하셨다”며 “은혜는 거저 주시는 선물이지만, 받으려면 반드시 두 손을 펼쳐야 한다. 우리가 주먹을 쥐고 있다면, 그 은혜는 그대로 바닥에 떨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필립 얀시는 “교회는 제 친구가 말한 것처럼 ‘아주 괜찮은 사람이 여러 괜찮은 사람들 앞에 서서 더 괜찮은 사람이 되라고 격려하는 곳’이 아니라, ‘목이 말라 죽어가는 이들에게 생수를 주는 곳’이 돼야 한다”며 “이런 은혜의 개념은 세상의 어느 종교에도 없다”고 했다. 그는 “모든 종교 지도자들은 선을 강조하지만, 기독교는 하나님께서 우리가 죄인임에도 사랑하신다고 말한다”며 “물론 하나님께서는 우리가 평생 악하게 살기를 원하진 않으시고 의의 열매를 맺길 원하신다. 하지만 하나님은 우리가 죄인 되었을 때도 만나 주신다”고도 했다.
기독교의 또다른 독특성으로는 ‘하나님이 겸손하신 분’이라고 전했다. 얀시는 “모든 종교는 자신들의 신이 얼마나 힘 있고 크고 강한지를 말하지만, 기독교의 하나님은 겸손하고 자신을 낮추시는 분”이라며 “위대하고 크신 하나님께서 얼마나 작아지셨느냐 하면, 우리 안에 거하실 정도로, 우리가 얼마든지 하나님을 끌 수 있고 소멸할 수 있고 근심시킬 수 있을 정도로 낮아지셨다”고 말했다.
▲컨퍼런스가 진행되고 있다. ⓒ이대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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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는 대형 화면만을 보지 말고, 조그마한 ‘자막’ 같은 메시지에 귀를 기울이라고 전했다. 얀시는 “우리가 하루종일 세상에서 보고 듣고 접하는 수많은 메시지들은 다 거짓이고 속임수”라며 “성경은 부자가 아니라 가난한 자들이, 믿음 때문에 박해받고 애통하는 자들이 복을 받는다고 했다. 정상에 있다고 생각하는 이들은 낮아지고, 밑바닥이라 생각하는 인생은 하나님 나라에서 가장 큰 자가 되리라고 했다”고 했다.
필립 얀시는 “현 상황을 보면 낙심하기 쉽지만, 예수님은 우리 모두가 선교사가 되어 전 세계 방방곡곡을 다니며 복음을 전하라고 부르신 것은 아니다”며 “2천년 전 로마 제국은 사실 오늘날 사회보다도 악했지만, 예수님은 로마 제국에 대해 어떻게 하라고 말씀하시지 않으시고 다른 삶을 보여주셨다”고 강조했다.
그는 “대형 화면을 통해 나오는 가치와 메시지가 아니라, 하나님 나라에 의해 모든 것이 결정되는 것”이라며 “그것은 하나님은 좋은 사람 뿐 아니라 죄인들도 사랑하신다는 것”이라고 고백했다. 또 “하나님은 자신을 낮추시되 끝까지 낮추셔서 우리를 품어주시는 분으로, 그 본질은 사랑”이라며 “여러분들이 그 부르심에 충성한다면, 하나님 나라의 개척자가 될 것이고 성령의 위대한 바람이 다시금 이 민족 위에 강하게 불어올 것”이라고 역설했다.
언론인 출신의 작가 필립 얀시(Philip Yancey)는 ‘리더스 다이제스트’, ‘새터데이 이브닝 포스트’ 등을 거쳐 ‘크리스채너티투데이’ 편집장을 지냈다. 특히 ‘고통’과 ‘은혜’의 문제에 천착했고, 생생한 필체로 다양한 작품을 남기는 등 ‘회의자들의 안내자’로 불린다.
주요 작품으로는 주제별로 △은혜: <필립 얀시, 은혜를 찾아 길을 떠나다>와 <놀라운 하나님의 은혜> △고통: <하나님, 당신께 실망했습니다>와 <내가 고통당할 때 하나님 어디 계십니까?>, <고통이라는 선물> △기독교 변증: <내가 알지 못했던 예수>와 <단단한 진리>, <수상한 소문> △성경: <필립 얀시의 성경을 만나다>와 <예수님이 읽으신 성경>, 그리고 컨퍼런스 주제와 같은 <교회, 나의 고민 나의 사랑> 등이 있다.
컨퍼런스에서는 이외에도 홍기영 목사(창조교회) 사회로 유기성 목사(선한목자교회)가 ‘예수님을 정말 믿어본 적이 있었는가?’, 이찬수 목사(분당우리교회)가 ‘예수님의 꿈, 교회의 꿈’ 등을 강연했다. 오후에는 ‘글쓰기와 영성’을 주제로 필립 얀시와 강준민 목사(美 새생명비전교회), 서영은 작가 등의 강연이 진행됐다.
앞서 조원근 목사(아현성결교회)와 최삼규 사장(국민일보), 박은조 목사(은혜샘물교회) 등은 인사를 전했고, CCM 듀오 좋은씨앗(이유정·이강혁)은 찬양을 맡았다. 이번 컨퍼런스는 국민일보 창간 26주년을 기념해 열렸다. 얀시는 13-14일 성남 선한목자교회(담임 유기성 목사)에서도 ‘고난 당하고 있을 때 하나님 어디에 계셨습니까’를 주제로 강연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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