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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계청이 19일 발표한 ‘2015 인구주택총조사 종교인구 표본 집계’에서 개신교가 대한민국 ‘제1의 종교’로 올라선 것은 다소 의외의 결과로 받아들여진다. 근래 들어 장로교와 감리교 성결교 등 개신교 주요 교단의 자체 조사에서 신자 수는 감소세가 뚜렷했기 때문이다. 개신교인 특유의 신앙적 열성이 최근 들어 더 강화됐다는 평가가 존재하는 만큼 이 부분이 조사를 통해 확인됐다는 평가다.
종교적 열성+온라인조사 반영돼
이원규(실천신학대 종교사회학 석좌) 교수는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한국갤럽이 지난해 초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지난 10년간 타 종교에 비해 개신교인의 신앙적 열성이 상대적으로 강해졌다”며 “그런 차이가 신자 증감에 영향을 미친 것 같다”고 분석했다.
한국갤럽에 따르면 종교의례 참여율에 대한 조사에서 개신교인 중 ‘일주일에 1번 이상 예배에 참여한다’고 답한 사람이 80%나 됐다. 반면 천주교인은 59%, 불교인은 6%에 불과했다. 개신교 성도일수록 교회 출석률이 매우 높고, 한번 교회에 출석하면 신앙의 뿌리를 내릴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다. 이번 조사에서 천주교 및 불교 신자 비율이 10년 전보다 각각 7.3%포인트, 2.9%포인트 떨어진 원인과 신앙적 열성이 무관치 않다.
이번 조사가 온라인으로 실시된 점도 충분히 결과에 반영됐다는 해석도 가능하다. 온라인 조사 응답자는 충분히 자신을 되돌아보고 충실하게 답할 수 있다는 것이다. 고학력자들이 저학력자보다 더 많이 온라인조사에 응했다는 추정도 가능하다. 여론조사전문업체 지앤컴 지용근 대표는 “온라인 조사는 일반적으로 고학력자 참여도가 높다”면서 “개신교는 타 종교보다 고학력자가 많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일부 전문가들은 부정적 해석을 제기하기도 했다. 지 대표는 “인구센서스 조사는 보통 가정의 대표자를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그런데서 오는 약간의 오류도 포함됐을 수 있다”며 “아버지가 부인과 자녀의 종교를 묻는 질문에 ‘개신교’라 답했을 수 있다”고 했다. 목회사회학연구소 정재영 부소장은 “스스로 개신교 신자라 생각하지만 교회에 나가지 않는 성도, 이른바 ‘가나안 성도’들이 통계치에 반영됐을 것”이라고 했다.
1020세대 무종교 최다
‘종교가 없다’고 답한 답변자 중 20대의 비율(64.9%)로 가장 높았고 10대(62.0%)가 뒤를 이었다. 종교를 가졌다는 인구 비율도 20대가 35.1%로 가장 낮았다. 정 부소장은 “취업난 등을 겪으며 삶의 동력을 잃어버린 청년들에게 종교가 실질적 도움을 주지 못 하는 증거”라고 분석했다. 지 대표는 “20대의 정치 성향은 가장 진보적이며 사회 개혁적”이라며 “청년들이 종교인 부정부패에 실망하면서 종교를 갖지 않는 경향도 배제할 수 없다”고 했다.
무종교인(56.1%)이 처음으로 절반을 돌파한데 대해서는 우려도 제기됐다. 이원규 교수는 “무종교인 증가는 종교 세속화 현상의 전형적 형태로 서구에서 종교가 쇠퇴하는 것과 같은 맥락”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경제가 성장할수록 종교보다는 인생을 즐기는데 더 가치를 둔다. 이런 상황이 우리나라에도 그대로 반영되는 것”이라고 했다.
개신교인 ‘서고동저’현상 이어져
전북과 전남 광주 충남 인천 등 한반도 서쪽 지역이 상대적으로 개신교세가 강한 ‘서고동저’ 현상이 이번 조사에서도 뚜렷했다. 이들 지역이 개신교가 처음 들어온 곳이라 신앙의 토착화가 잘 이뤄진 특성을 보인다는 것이다. 이원규 교수는 “특히 호남은 역사적으로 차별과 박탈감이 많았던 지역”이라며 “따라서 종교에 대한 의존도가 높다”고 말했다.
교계 주요 인사들은 이번 조사에 대해 매우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개신교에 대한 사회적 반감이 적지 않은 상황에서 자칫 종교간 갈등 등 역풍을 우려한 때문이다. 박명수 서울신대 교수는 “이번 조사는 한국교회가 경쟁력을 갖고 있음을 객관적으로 확인한 데이터”라며 “외부 비판에 일희일비하지 말아야한다”고 했다. 이영훈 한국기독교총연합회 대표회장은 “사회가 절망적일수록 많은 사람들이 기독교 신앙을 찾게 된다는 걸 보여준 통계치”라며 “개신교는 이제 철저한 반성과 낮아짐을 통해 초기 개신교의 열정과 신앙을 회복하자”고 제안했다.
[출처] - 국민일보
[원본링크] - http://news.kmib.co.kr/article/view.asp?arcid=00111450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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